서론
우리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 네모난 상자, 육각연필, 피라미드 모형처럼 모가 진 입체도형이 아주 많습니다. 수학에서는 이런 도형을 크게 각기둥과 각뿔로 나누어 공부합니다. 두 도형은 겉모습이 비슷해 보이지만, 밑면이 몇 장인지, 옆면이 어떤 모양인지, 그리고 면·모서리·꼭짓점이 몇 개인지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등 눈높이에 맞추어 각기둥과 각뿔의 정의, 밑면·옆면의 특징, 구성 요소 개수, 전개도와 겉넓이·부피 감각, 비교와 오개념 정리까지 차근차근 서술하고, 마지막에 짧게 정리하겠습니다.
1. 각기둥: “같은 밑면 두 장을 띠처럼 잇는 상자형”
정의부터 살펴봅니다. 각기둥은 같은 모양·같은 크기의 다각형 두 장(밑면)이 평행하게 마주 보고 있고, 그 둘을 여러 장의 옆면이 띠처럼 둘러 연결한 입체입니다. 우유곽, 택배 상자, 육각연필 몸통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기서 밑면은 위치가 아니라 역할 이름입니다. 거꾸로 세워도 정의에서 정해 둔 그 두 장이 끝까지 밑면입니다.
밑면의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밑면은 두 장이며 완전히 합동이고 서로 평행합니다. 밑면이 삼각형이면 위·아래 모두 삼각형, 사각형이면 위·아래 모두 사각형이 됩니다.
옆면의 특징은 밑면의 변 개수와 1대1로 대응한다는 점입니다. 밑면의 각 변마다 옆면이 한 장 생기므로, 옆면의 수는 밑면의 변 개수와 같습니다. 기둥이 곧게 서 있을 때(직각기둥) 옆면은 직사각형이 되고, 기둥이 비스듬히 기울면 평행사변형이 됩니다. 옆모서리끼리는 서로 평행이며, 직각기둥에서는 옆모서리가 밑면에 수직입니다.
구성 요소 개수는 규칙이 뚜렷합니다. 밑면이 n각형일 때
- 면: 밑면 2 + 옆면 n = n+2개,
- 모서리: 밑모서리 n + 윗모서리 n + 옆모서리 n = 3n개,
- 꼭짓점: 아래 n + 위 n = 2n개입니다.
예를 들어 삼각기둥(n=3)은 면 5개·모서리 9개·꼭짓점 6개, 사각기둥(n=4)은 면 6개·모서리 12개·꼭짓점 8개(직육면체 포함)입니다.
전개도·겉넓이·부피 감각도 함께 잡아 둡니다. 전개도를 펼치면 밑면 2장 + 옆면 n장이 길게 이어진 띠 모양이 됩니다. 그래서 겉넓이는 옆넓이 + 밑면 두 장의 넓이이고, 직각기둥에서 옆넓이는 자연스럽게 (밑면의 둘레) × (높이)로 떠오릅니다. 부피는 밑면의 넓이를 높이만큼 쌓는다는 생각에서 밑면 넓이 × 높이로 이해합니다.
2. 각뿔: “밑면 한 장에서 꼭대기로 모이는 뾰족형”
정의는 간단합니다. 각뿔은 다각형 한 장(밑면)의 모든 꼭짓점이 한 점(꼭대기, 정점)으로 모여 만들어진 입체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밑면이 정사각형이고 꼭대기가 밑면 정중앙의 바로 위에 있어 정사각뿔의 대표 예입니다. 밑면이 삼각형이면 삼각뿔, 사각형이면 사각뿔, 다섯 변이면 오각뿔처럼 이름을 붙입니다. 밑면이 정다각형이고 꼭대기가 밑면의 중심 위에 있으면 정각뿔이라 하며, 이때 대칭이 좋아 옆면 삼각형들이 보통 서로 합동입니다.
밑면의 특징은 오직 한 장이라는 점입니다. 밑면의 변 개수(n)가 곧 도형 이름을 정합니다.
옆면의 특징은 항상 삼각형이라는 점입니다. 밑면의 각 변마다 삼각형 옆면이 하나씩 생기므로 n장입니다. 정각뿔에서는 옆면 삼각형들이 서로 합동(대개 이등변삼각형)이라 모양이 매우 균형 잡혀 보입니다. 높이는 꼭대기에서 밑면으로 수직으로 내린 길이이고, 정각뿔에서 옆삼각형의 높이를 따로 사선 높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느낌만 알면 충분합니다).
구성 요소 개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밑면이 n각형일 때
- 면: 밑면 1 + 옆면 n = n+1개,
- 모서리: 밑모서리 n + 옆모서리 n = 2n개,
- 꼭짓점: 밑면의 n + 꼭대기 1 = n+1개입니다.
예를 들어 삼각뿔(n=3)은 면 4개·모서리 6개·꼭짓점 4개, 사각뿔(n=4)은 면 5개·모서리 8개·꼭짓점 5개(피라미드)입니다.
전개도·겉넓이·부피 감각도 함께 봅니다. 전개도를 펼치면 밑면 1장 주변에 삼각형 n장이 꽃잎처럼 둘러붙습니다. 겉넓이는 옆면 삼각형들의 넓이 합 + 밑면 넓이이고, 부피는 같은 밑면·같은 높이를 가진 각기둥과 비교해서 딱 3분의 1만큼 담긴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즉 (밑면 넓이 × 높이) ÷ 3입니다.
3. 비교와 오개념 정리
(1) 한 문단 비교
각기둥은 밑면이 두 장이며 서로 평행·합동입니다. 옆면은 밑면의 변과 1대1로 대응하여 띠처럼 둘러 있고, 직각기둥에서는 직사각형이 됩니다. 반면 각뿔은 밑면이 한 장이고 모든 옆면이 삼각형으로 꼭대기에서 만나는 뾰족한 모양입니다. 숫자로도 차이가 또렷합니다. 밑면이 n각형일 때 각기둥은 면 n+2, 모서리 3n, 꼭짓점 2n, 각뿔은 면 n+1, 모서리 2n, 꼭짓점 n+1입니다. 전개도에서도 각기둥은 밑면 두 장 + 옆면 띠, 각뿔은 밑면 한 장 + 삼각형 꽃잎 구조가 드러납니다.
(2) 자주 하는 실수 세 가지
첫째, 밑면을 아래쪽 면으로 착각하는 실수입니다. 밑면은 위치가 아닌 역할이므로 뒤집어도 이름이 바뀌지 않습니다.
둘째, 각기둥의 옆면은 항상 직사각형이라고 단정하는 실수입니다. 기둥이 기울면 옆면은 평행사변형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각뿔의 옆면 삼각형이 늘 같은 크기라고 여기는 실수입니다. 정각뿔일 때만 옆면이 서로 합동이고, 일반 각뿔에서는 밑면 변 길이나 꼭대기 위치에 따라 크기가 달라집니다.
결론
각기둥과 각뿔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밑면이 두 장인가, 한 장인가?”, “옆면이 띠처럼 이어진 직사각형(또는 평행사변형)인가, 모두 삼각형인가?”입니다. 이 두 질문에 답하면 도형의 뼈대가 바로 보이고, 이어서 면·모서리·꼭짓점 개수도 규칙대로 자연스럽게 셀 수 있습니다(각기둥: 면 n+2·모서리 3n·꼭짓점 2n / 각뿔: 면 n+1·모서리 2n·꼭짓점 n+1). 전개도를 떠올리면 겉넓이와 부피의 감각도 함께 자리 잡습니다. 겉넓이는 “펼쳐서 모두 더하기”, 부피는 각기둥은 밑면×높이, 각뿔은 그 값의 3분의 1입니다.
마지막으로, 교과서 그림만 보지 말고 상자를 펼쳐 전개도를 만들어 보고, 연필·피라미드 사진에서 면과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손과 눈으로 확인한 경험이 쌓이면, 각기둥과 각뿔은 더 이상 헷갈리는 도형이 아니라 규칙이 선명한 친숙한 입체가 됩니다.